금리 인상 때마다 ‘채권운용’ 휘청…각 증권사 대책 마련 고심?

입력 2021-06-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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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의 하반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 가능성이 부상하며 각 증권사가 보유중인 채권운용 대비책을 고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위축되고 채권가격 역시 하락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15일 1.238%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5일 기록한 저점(0.795%) 대비 44bp 증가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3월 18일 1.726%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31일 기록한 0.509% 대비 121bp 올랐다.

이 기간 국내 증권사의 채권 처분을 통한 이익은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채권 처분 이익은 10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9%(-531억 원)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3월 말 기준 채권 처분 이익은 6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5%(-350억 원)를, 한국투자증권은 32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22%(-312억 원)를 기록했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채권 처분 이익은 228억363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3%(-190억1674만 원)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11%(-320억 원)를, KB증권은 6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0%(-432억 원)를 기록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증권사가 운용하는 채권은 최근 10년 동안 금리가 급등할 때마다 손실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언급 이후 국내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기존 대비 36bp(bp=0.01%포인트) 치솟으며 증권업계는 966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양적완화 축소 실행이 아닌 ‘가능성 언급’만으로도 리스크가 있던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 수준으로 인상한 2015년 12월에도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bp 급등했고 증권업계는 5122억 원의 손실을 겪었다. 이밖에 2016년, 2017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했을 때 국내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각각 42bp, 52bp 급등하며 국내 증권업권은 약 1조8409억 원어치의 손해를 입었다.

이에 증권업권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각 증권사가 현재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가 갑자기 온 것처럼 갑작스럽게 블랙스완 상황이 닥쳤을 때를 대비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무조건 채권 운용 리스크와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로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운용하는 채권가격이 내려가는 건 맞지만 꼭 100% 들어맞는 건 아니다”며 “만기가 단기냐 장기냐에 따라 대응전략도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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