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19일 수원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고 10년간의 취업제한 및 5년간의 보호관찰, 거주지 제한, 120시간의 수강명령을 요청했다.
앞서 조 씨는 자신의 제자이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처음 성폭행을 시도한 2014년에 심석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인 미성년자였다.
이후 조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이와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또한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싶으면 내 말을 들으라는 식의 협박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지도하면서 갖은 폭력을 행사하고, 무기력하게 만든 상태에서 범행했다”라며 “올림픽만 바라보고 훈련하는 피해자의 마음을 이용해 긴 시간 동안 성범죄를 저질러 엄벌할 필요가 있다”라고 구형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원심 법정에서는 혐의 전체를 부인하다가 항소심에 이르러 부인 취지를 변경(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해 2차 가해를 초래했다”라고 덧붙였다. 1심 당시 조 씨는 징역 10년6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 씨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증거인데, 이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달라”라며 최후 변론했다. 조 씨 역시 피해자가 보낸 메시지가 다수 삭제된 조작된 상태로 수사가 이루어졌다며 “피해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폭행범으로 몰렸다. 공정하게 판단해달라”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9월 10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