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관계·한반도·국제현안 논의"
"푸틴 대통령 방한 조기 추진 합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양자 관계 및 한반도·국제 현안 등을 두루 논의했다. 이날 정 장관은 한-러 수교 30주년 행사 폐막식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정 장관은 회담 뒤 언론브리핑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공감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 양국이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현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북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브리핑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 정세에 관해 상세히 논의했다"면서 "양측이 역내의 모든 문제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또 라브로프는 "모든 관련국의 협상 프로세스 재개 필요성이 강조됐다"면서 "이와 관련 모든 당사국이 긴장 고조 원인이 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각별히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 참석한 고위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 모멘텀 마련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 구상에 대해 러시아 측도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양국 경제 협력 현황 평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올해 3분기 양국 간 교역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이상 증가하여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코로나19로 인한 위축 이후 양국 간 통상·교역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올 1∼8월 양국 교역이 지난해 동기 대비 55% 이상 증가해 거의 2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양측은 회담에서 그동안 양국이 추진해온 에너지·인프라·조선·보건 등 9개 분야 협력 구상인 '9개 다리'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또 장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양국 간 방역·보건 분야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한러 외교장관 회담은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정오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러시아 상원을 찾아 콘스탄틴 코사체프 상원 부의장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 장관은 상·하원 외교위원장을 역임한 코사체프 부의장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러시아가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또 한러가 한반도·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한 데 만족을 표하고, 의회 간 협력이 양국관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