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OTT ‘시즌’, 디즈니+ 출시에 “영향 없을듯”
‘탈 통신’을 선언한 KT가 미디어ㆍ콘텐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를 컨트롤타워로 구조 개편작업에 나선 동시에 ‘총알(자본금)’도 확충하며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출시에도 영향이 적을 것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KT는 9일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KT는 이날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6조2174억 원, 영업이익 38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30.0%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플랫폼 신사업과 유ㆍ무선 통신사업이 실적을 함께 끌어올리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현재 KT는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성격에 따라 기존 통신사업인 텔코(Telco)와 ‘탈 통신’을 표방한 디지코(DIGICO)로 구분한다. IPTV, 콘텐츠 등은 디지코에 포함되는 영역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다양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KT는 특히 미디어ㆍ콘텐츠 사업에서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를 일종의 컨트롤타워로 삼고 유상증자를 통해 2278억 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현대미디어를 인수해 사명을 ‘미디어지니’로 변경하고, OTT인 KT시즌도 분사했다.
따라서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는 올레TV와 스카이TV, 미디어지니 등 그룹 유통망을 통해 유통하게 된다. 이를 타 플랫폼과 프로그램제공사(PP)에도 성격에 맞게 공급할 수 있다.
준비를 마무리한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최근 방영을 시작한 ‘크라임 퍼즐’을 시작으로 6개의 작품을 제작하며 이 중 2개 작품은 하반기 방영한다. 내년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15편을 제작하며, 2023년부터는 연간 20여 편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를 바탕으로 KT는 미디어ㆍ콘텐츠 제작사의 지식재산권(IP) 확보에 나선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은 “2025년까지 IP 라이브러리를 100개 정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전망에 대해 김 실장은 “우선 재무적인 성과보다는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그룹 내 시너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목표하고 있다”며 언급을 피했다.
글로벌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12일 출시를 앞둔 가운데 KT의 OTT ‘시즌’이 영향을 입는 게 아니냔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으리라고 봤다.
지난달 KT는 디즈니플러스와 모바일 제휴 계약을 맺고 국내 서비스 시작 시점에 맞춰 신규 무선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고객을 상대로 한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김 실장은 “KT는 고객 선택권을 확대하고 디즈니플러스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통해 좀 더 풍성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OTT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보고 싶은 콘텐츠에 따라서 중복 가입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디즈니플러스 출시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KT시즌도 지속적인 콘텐츠 강화와 라인업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튜디오지니 산하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시즌은 앞으로도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한 채널 차별화와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KT그룹 역량을 활용해 성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