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ㆍ사망자 연일 '최다'…우려 변이 '오미크론' 확산
29일 문 대통령 주재 방역점검회의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각국은 다시 봉쇄 카드를 빼 들었고,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재확산에 힘겹게 ‘위드(with) 코로나’를 붙들고 있던 국가들 입장에선 재앙과 같은 상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원한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까지 100여 건이 확인됐다. 발생국인 남아공, 인접국인 보츠와나를 비롯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총 10개국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홍콩,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발생한 변이는 남아공,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각국은 국경 봉쇄로 대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모든 외국인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빼 들었고, 영국은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은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오미크론 발생·인접 8개국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우리 정부도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인접 8개국을 방역강화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국가로 지정했다. 이들 국가로부터 외국인 입국은 불허되며, 내국인 입국자는 10일간 격리된다.
이런 노력에도 오미크론이 확산되면 백신 접종에 기댄 ‘위드 코로나’도 사실상 물 건너간다. 이미 일일 확진자가 4000명대까지 불어난 한국도 ‘단계적 일상회복’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델타 변이보다 2배 많은 32개의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파력·치명률이 높고, 현재 사용되는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클 것으로 추정돼 예방접종 확대만으론 대응이 어렵다. 일각에선 코로나19 ‘극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계절요인도 변수다.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높은 대신 치명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국내에선 이날 0시 기준 신규 사망자는 56명, 위중증 환자 647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확진자 급증에 기온·습도 변화가 겹친 결과다. 오미크론이 유입되면 위중·중증환자와 사망자는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자칫 방역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오미크론 공포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5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2.27%), 나스닥(-2.23%), 영국 FTSE 100 지수(-3.64%), 독일 DAX 지수(-4.15%), 프랑스 CAC40 지수(-4.75%) 등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정부는 29일 대통령 주재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방역조치 조정안을 발표한다. 이번 조정안에는 방역패스 확대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