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선이 겨우 0.73%p(25만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만큼 대선 후광 효과를 단정하긴 어렵다. 오히려 ‘대선 2라운드’ 양상이거나 소속 정당보다는 각 후보 자체에 집중되는 지방선거가 될 수 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한 더불어민주당은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지방선거에 나선다.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진땀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대선 공약이었던 공직후보자기초자격시험(PPAT)을 곧바로 도입해 지방선거 공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의 격전지이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시 시장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연임 도전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시장은 올 2월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선거를 치를 때도 5년 한다는 것을 전제로 계획을 세운 바 있다”며 “올해 6월 1일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안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시장의 공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으나 쟁쟁한 당내 인사들과 공천 경쟁에 나서야 한다. 당내 경쟁자로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윤희숙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상호 의원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정의당은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부산 역시 지난 4·7 보궐선거로 시장 자리에 오른 박형준 부산시장이 강한 연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주요 공약 사항을 무난하게 추진하고 있으나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1일 2차 공판이 진행된 해당 재판은 29일 증인 신문 진행이 예정돼 1심 선고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는 부산 지역구 의원인 서병수·조경태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해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4·7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김영춘 전 의원, 최인호·전재수 의원,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하마평에 오르나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재명 전 지사의 대선 출마로 사퇴해 공석이 된 경기도지사 자리에는 조정식·박광온·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이 잠룡으로 꼽힌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5선 출신 정병국 전 의원, 심재철 전 의원, 김은혜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은혜 의원은 대선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끈 경력과 인지도를 활용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으로 야당 텃밭이었던 대구시장 자리에는 권영진 시장이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었으나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 의지를 밝히며 불투명해졌다.
충북지사 후보 자리에는 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력 인사로 꼽힌다. 국민의힘 측 대항마로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부상 중이다.
지난 3일 KBS 청주방송국이 실시한 충북도지사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 전 비서실장이 24.6%, 나 전 의원이 24.8%로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혜훈 전 의원이 나 전 의원의 공천 경쟁자로 떠올랐다. 대선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충북에는 윤석열의 공정을 구현해낼 경제통이 필요하다. 충북 발전을 위한 길에 이혜훈도 함께하겠다”는 등 충북지사 출마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