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원내대표 "민주주의 근간 흔들어…국민에 대한 정면도전"
尹 정부 시행령 통치 저지 총력…장경태ㆍ조응천, '시행령 무력화'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정부의 연이은 '시행령 통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수완복(검찰 수사권 완전 복원)'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필사적인 저지를 예고했다.
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법무부 시행령 개악 관련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시행령 쿠데타는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본인의 주장조차 거꾸로 뒤집는 명분 없는 말 바꾸기"라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시행령 쿠데타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시행령 개정을 부당하다고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한 장관이 최근 법사위에 출석해 "(검수완박에 대한) 국회의 입법 취지를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법의 취지를 알면서도 이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개정한 건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또 한 전 장관이 6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국회가 통과시킨 이 법에서는 6대 범죄 중 부패 경제 범죄 이외에 직접 수사개시가 금지된다"는 표현을 썼는데 이후에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금지된 게 아니라 허용되는 법"이라는 모순된 주장을 했다는 지적이다.
전반기 법사위 간사였던 박주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각종 시행령에 대해서 '국회법 98조 2'의 절차가 있다"며 "그런 것들을 우선으로 밟아보자는 얘기들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국회법 98조 2항은 시행령 등의 법률 위반 여부를 상임위에서 검토하고 법률의 취지나 내용에 합치되지 않으면 검토결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 본회의 의결을 거친 후 정부에 보내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검수완복'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삼권분립을 망각한 윤석열 정부, 법 위에 시행령 통치를 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 이는 국회를 넘어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특히 입법예고 기간에 검사의 수사 개시 확대 관련 시행령을 내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검수완복' 시행령 입법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해 저지할 계획이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29일이 (검수완복) 입법예고 기한인데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인 만큼 의원 전원의 명의를 담아서 위법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윤 정부의 '시행령 쿠데타' 전반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검수완복'뿐 아니라 법무부 내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행전안정부 내 경찰국 신설 등 여러 주요 사안들을 법이 아니라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을 통해 추진해왔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박주민, 한정애, 이탄희 의원은 각각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신설, 행안부 경찰국 신설, 그리고 검수완복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했다.
관련 입법 절차도 추진 중이다.
장경태 의원은 전날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시행령의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만 할 수 있는데 이를 해당 상임위에서 시행령 '수정ㆍ변경'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관련 요청이 있으면 60일간 시행령을 공포할 수 없고 상임위의 요청 취지에 맞게 시행령이 수정ㆍ변경되지 않는 경우는 본회의 의결로 효력을 없앨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조응천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통령령 등 시행령이 법률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할 경우 국회가 정부에 수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