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투자청, 일찌감치 투자 의사 밝혀
IPO 대상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라는 점에서 우려도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날 포르쉐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이나 10월 초 상장의향서를 제출하고, 연말까지 IPO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 산정을 위해 이달 말까지 투자자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최종 상장 여부와 시기는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WSJ는 포르쉐 상장은 폭스바겐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전환에 있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르쉐의 상장은 폭스바겐의 변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포르쉐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블루메는 포르쉐 CEO 출신으로 지난 1일 자로 모회사 폭스바겐 수장 자리에 올랐다.
시장의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카타르투자청은 일찌감치 포르쉐 우선주의 4.99%를 인수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WSJ에 따르면 포르쉐의 기업가치는 600억~850억 유로(약 81조~116조 원)로 예상된다. 예상 기업가치 상단을 실현하면 독일 사상 최대 규모 IPO이자 1999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IPO 기록을 세우게 된다.
폭스바겐은 포르쉐 IPO를 위해 주식을 보통주 50%와 의결권 없는 우선주 50%로 분할했으며 IPO를 통해 우선주 25%를 시장에 풀 예정이다.
이후 폭스바겐 대주주인 포르쉐 가문의 투자펀드인 ‘포르쉐오토모빌홀딩스(포르쉐SE)’가 보통주 25%+1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매입은 공모가에 7.5%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포르쉐 가문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 앞서 폭스바겐과 포르쉐SE는 지난 2월 포르쉐 상장 계획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를 이뤘다. 폭스바겐은 IPO가 성공을 거두면 포르쉐 상장 등으로 발생한 수익의 49%를 2023년 초 특별 배당금 형태로 폭스바겐 주주들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IPO 대상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라는 점에서 다소 매력도가 떨어져 상장 성공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루메 CEO의 겸직이 이해 충돌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블루메는 현재 폭스바겐과 포르쉐 CEO를 겸하고 있다. 7월 말 번스타인리서치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1%는 블루메의 겸직이 포르쉐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