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또 번복...머스크 결국 원래 가격에 트위터 인수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내용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트위터 측에 서한을 보내 원래 합의했던 계약 조건에 따라 주당 54.20달러(약 7만7000원)에 회사 인수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측은 머스크의 인수 재추진 의사 전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기존에 합의된 가격으로 거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의 주가가 폭등했고,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거래가 재개되면서 22.24% 뛴 52달러에 마감했다.

머스크는 올해 4월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62조8000억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인수 합의에 후회하는듯한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했고, 급기야 석 달 뒤인 7월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트위터는 머스크의 이러한 돌발행동에 즉각 반발, 델라웨어주 법원에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의 소송 제기에 따라 관련 재판이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관련 진행될 예정이었다. 머스크가 왜 트위터 인수 거부 의사를 번복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승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 재진행으로 방향을 틀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사건을 맡은 캐슬린 세인트 J. 맥코믹 판사가 재판 전부터 반복적으로 트위터의 편을 들었기 때문에 소송이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특히 머스크 측은 가짜 계정 문제가 계약 해지 사유인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를 재판 과정에서 입증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제 공은 다시 트위터에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트위터 이사회가 기존 인수 계약을 다시 추진하는데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소송을 철회할지는 미지수다. 에릭 탤리 콜롬비아 로스쿨 교수는 “트위터는 거래가 공식적으로 종료될 때까지 소송을 철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인수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머스크의 제안이 다시 철회될 경우를 대비해 그와 협상하면서 소송 절차를 진행하길 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위터 인수를 발판으로 ‘엑스(X)’라는 명칭의 새로운 슈퍼 앱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트위터 구매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썼다. 머스크는 자신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지난 5월 10억 명이 넘는 중국인이 사용하는 ‘위챗’ 앱을 트위터의 이상적 모델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