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은 역대 두 번째 빅스텝, 10년1개월만에 기준금리 ‘3%’

입력 2022-10-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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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5회 연속 인상…한미 금리역전·환율·인플레 우려
주상영·신성환 베이비스텝 소수의견…내년 1분기 3.5% 정도까지 추가 인상 예고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역대 두 번째 빅스텝(50bp 인상, 1bp=0.01%포인트)을 단행했다. 아울러 11월은 물론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향후 보폭에 대해서는 빅스텝과 베이비스텝(25bp 인상) 사이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3.00%로 결정했다. 이는 올 7월 이후 역대 두 번째 빅스텝이며, 올 4월 이후 개최된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기준 다섯 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9월(3.00%) 이후 10년1개월만에 3%대로 올라섰다.

빅스텝 배경으로는 우선 3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 이후 연말까지 최소 100bp에서 125bp 인상을 예고한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보폭을 따라잡기 위한 것임을 꼽았다. 그렇잖아도 미국과의 기준금리(3.00~3.25%) 역전폭은 75bp에 달하고 있었다.

(한국은행, 연준)
원·달러 환율급등과 이에 따라 파급되는 금융불안, 추가 인플레이션 우려도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2.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장중 1488.5원) 이후 13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소비자물가(CPI) 역시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9월 CPI는 전년동월과 견줘 5.6% 상승해 5개월 연속 5~6%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5~6%대의 높은 수준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상방 리스크가 추가로 증대된 점,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환시장 쏠림을 유발하는 등 금융불안 요인으로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정책 대응이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외환부문의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가 빅스텝에 대해서는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경제성장세가 예전만 못한데다, 가계부채 문제도 무시하기 힘든 변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금리결정 직후 나온 통화정책방향에서는 기존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을 ‘국내 경기가 둔화’로 표현을 바꿨고, 내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2.1%)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예상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이 2%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이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이날 금리결정에서도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이 각각 25bp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11월 인상폭에 대해서는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연준의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국제에너지가격 움직임 등 대외여건 변화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다음번 회의에서 인상폭과 그 이후 인상 경로 등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1분기까지는 5~6%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초까지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 최종 기준금리(Terminal Rate) 3.5% 정도는 다수 금통위원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통계청)
이와 관련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가계소비와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내수경기의 경착륙 가능성도 있다. 11월에도 금리인상을 하겠지만 보폭은 25bp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무엇보다 미국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가계 및 기업부채 상황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11월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여전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에도 FOMC 결정 및 유가 등 대외 여건을 두고 추가 빅스텝의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2명의 소수의견도 인상 속도 조절이 아닌 11월 FOMC 전까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연준이 강력한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한은도 11월에 50bp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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