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틀 연속 미사일 도발…결국 7차 핵실험으로 가나
2일 북한은 오전 6시 51분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약 10시간 동안 25발가량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루 발사 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최초 도발은 오전 6시 51분 서해상에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4발이었다. 이어지는 3차례 도발에서는 SRBM과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오후 1시 27분부터는 30분간 동해상 NLL(북방한계선) 북쪽의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 포병 사격을 시행하기도 했다. 특히 오전 8시 51분에는 울릉도 인근의 NLL 이남 26㎞ 지점에 SRBM 한 발이 떨어져 울릉군 전체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공습경보는 적의 공격이 긴박하거나 시행되고 있을 때 울린다.
이튿날 3일에는 오전 7시 40분과 8시 39분 2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오전 7시 40분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1발은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확인됐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표면적으로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비질런트 스톰’은 북한 미사일 도발 이틀 전인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진행되는 훈련이다.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가 훈련을 위해 동원되며, 미국 전략자산인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 잠수함 USS 키웨스트(SSN722)가 부산항에 입항해 있다.
미사일 발사에 앞서 2일 새벽, 북한의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비질런트 스톰’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그의 발언 약 7시간 후 탄도미사일 도발이 시작됐다.
그러나 본심은 따로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7차 핵실험을 진행하기 위한 ‘에스컬레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포병 사격,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이어 비거리가 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점차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미사일 궤도·유도 능력·정밀도 등의 성능을 검증하고 미사일 발사 능력 향상을 도모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핵실험을 위한 준비 단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11월 중간선거 이전까지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 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마지막 핵실험은 2017년 9월로, 북측이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5년 만의 핵실험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물리적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성명에서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는 대화를 통한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