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개인은 감소, 외국인 공매도 비중 늘려
"2월 한국 증시 속도 조절 가능성"
2월 들어 하루 평균 코스피 공매도 거래액이 1월 대비 300억 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과 개인 공매도 액수는 소폭 줄었으나 외국인이 공매도 액수를 크게 늘리면서 평균치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6일까지 2일 하루평균 코스피 공매도 거래액은 4045억 원으로, 1월 3730억 원 대비 315억 원 늘어난 수치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기관은 1월 하루평균 1132억 원에서 1011억 원, 개인은 81억 원에서 67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은 2516억 원에서 296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존에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던 만큼, 외국인이 공매도 액수를 높이자 전체 평균 거래액수도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31일 4010억 원, 이달 1일 4196억 원을 공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강하게 예측했다.
2월 들어서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6일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1월 랠리 이후 미국 고용 지표 서프라이즈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단기 차익 시현을 위한 매도세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6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개인 순매수가 몰리면서 소폭(0.55%) 오름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다.
주가가 하락해야만 차익을 얻는 공매도 투자 성격상 향후 증시 향방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과 국내 기관·개인의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세계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회복했다. 그러나 시장이 너무 앞서나간 것은 아닌지 얼마만큼의 기대를 반영했는지가 짚어봐야 할 점”이라며 “호재는 가격에 미리 반영하고, 악재를 뒤로한 상황에서 주식 시장 추세를 결정할 변수는 기업이익인데, 지난해 4분기 코스피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추정치 하향을 겪고 있으며 이는 1분기까지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연초부터 전개된 지수 상승은 주가수익비율(PER) 12배 이상에서 속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한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앞서갔던 원화 자산 상승 속도도 감속 과정을 겪을 것”이라며 “2021년 하반기부터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익 하향 조정 끝 단계에 진입하면서 박스권으로 변화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이익 하향을 고려하면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