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격납고 수백개 건설
중‧러, 안보협력은 물론 외교 공조 강화 위험도
러, 재건에 수년 걸려...핵에 더 의존
중국이 서방의 경고에도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 견제를 위해 군사력과 우주능력 향상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가정보국(DNI)은 이날 공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향한 세계적인 반발에도 중국은 미국에 계속 도전하기 위해 공개 지지는 자제하면서도 러시아와 외교, 국방, 경제, 기술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러 관계가 ‘정략 결혼’이냐, ‘장기 연애’냐”는 질문에 “후자인 것 같지만, 그들은 연애라고 규정하길 꺼린다”고 답했다. 이어 “(양국은) 우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동맹으로 발전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영역에서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라는 공동 위협에 맞서 무기 거래와 연합훈련 등 안보 협력은 물론 외교 무대에서의 공조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DNI는 중국을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바꿔버릴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미국과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로 규정했다.
헤인스 국장도 청문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점점 더 도전하고 있는 중국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의 비할 데 없는 최우선 순위”라며 “중국 공산당은 세계무대에서 강대국이 되려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훼손시켜야만 한다는 생각을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과 우주능력이 몇 년 내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2045년까지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한다는 목표로 세계 우주 리더가 되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몇 가지 우주기술 분야를 빼고는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미국의 인공위성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위해 핵 태세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의 핵 군축 협상에는 관심이 없다”며 “수백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관해서는 “러시아는 서방과 직접적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수반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실패는 러시아가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 군사력 피해 재건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에 러시아는 핵과 사이버, 우주 역량에 더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