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체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매년 수만 건 피해 예방
2019년 7월,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에 나섰다. 진 행장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이스피싱 관련 정책을 강화해 고객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실행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종합대책 발표 다음날부터 ‘계좌 개설 및 한도해제 기준’을 한층 강화했고 대포통장·보이스피싱 피해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펼쳤다.
금융사기 거래 분석 및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화를 총괄하는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 랩(Lab)도 이 때 신설됐다. 이같은 노력은 계속됐다. 2021년 4월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모니터링을 야간시간까지 연장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 이상행동탐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전체 영업점으로 확대 시행했다. 신한은행의 전사적인 노력은 성과로 나타났다. AI 이상행동탐지 ATM 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2만5000건의 이상금융거래를 탐지했다. 이 중 1만900건의 거래를 중단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의 자산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며 피해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다.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다양해지는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각 은행들이 내놓은 방안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29.5%, 피해 금액은 29.8% 줄었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의 전사적 노력이 뒷받침한 결과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각 은행별 보이스피싱 성과를 봐도 알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 탐지율을 34.3%까지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최근 1년 간 총 8620좌, 634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올해 1분기까지 예방 실적은 596계좌, 124억 원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예방 건수는 1만3015건으로 1814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올해 1분기 까지 보이스피싱 예방 건수는 1687건, 피해 예방 금액은 274억 원이다.
전국에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NH농협은행도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에 ‘진심’인 것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소비자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교육을 재개, 올해 1~3월까지 총 29회에 걸쳐 1400여 명의 교육을 완료했다. 보이스피싱 모니터링시스템도 피해자를 줄이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까지 350건, 62억8700만 원의 보이스피싱을 예방했다. 지난해에는 총 3144건 298억 6700만 원의 피해를 막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총 3116건, 56억 6000만 원의 피해를 막았다. 올해 1분기에는 729건, 26억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