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길 새로 깔고 슬레이트 지붕 없어져…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

입력 2023-09-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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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작 취약지역 개조사업, 농촌 기본 생활 수준 높여 큰 만족도

▲충북 영동군 장동2리 수리실마을 전경. (사진제공=지방시대위원회)

충북 영동군 심천면 장동2리 수리실 마을 주민들은 요즘 달라진 마을 모습에 기분이 좋다. 마을안길은 모두 새롭게 포장했고, 흉물이었던 빈집은 철거했다. 집집마다 담벼락은 야트막한 벽돌담으로 통일했고, 마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우물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고 깨끗해졌다.

마을 주민 장영량 씨는 "나고 자란 곳이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져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즐겁다"고 웃음꽃을 피웠다.

◇대숲을 품은 생활 공동체로 거듭난 수리실마을

▲사업으로 정비가 된 수리실마을의 담벼락과 패널 지붕. (영동=이해곤 기자)

수리실 마을에는 총 32가구의 집이 있다. 최근 고령화에 따라 시골 마을처럼 27명의 주민 중 70% 이상이 65세 어르신들이고 홀로 지내는 홀로 사는 노인 비율도 40%가 넘는다. 집집이 노후주택에 이제는 사용하지 못하는 슬레이트 지붕도 많았다.

금강이 삼면을 둘러싸고 뒤로는 산봉오리가 있어 충북 영동에서도 오지로 손꼽히던 이 마을은 최근 몇 년 새 주변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답고 안전한 마을이 됐다.

수리실 마을은 정부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을 2019년 신청했다. 영동군 내에서 최초로 농촌형 새뜰 대상지로 선정됐고, 올해 사업이 끝났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마을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비만 오면 무너질까 노심초사했던 옹벽을 새롭게 만들었고, 안전 가드레일도 정비했다. 빈집 15채와 재래식 화장실도 철거했다. 유해 물질이 가득했던 슬레이트 지붕이 있던 12가구도 모두 패널 지붕으로 단장했다. 여기에 온 동네 길들을 새로 포장하고 아기자기한 담벼락도 쌓으면서 마을의 이미지가 달라졌다.

마을이 달라지면서 주민들도 활력을 찾았다. 미래설계현장포럼을 발족해 주민 모두가 마을의 미래를 함께 고민했고, 마을디자인 학교 등을 열면서 마을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였다.

▲마을 정비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동직 이장. (영동=이해곤 기자)

이장을 맡은 지 30년이 훌쩍 넘은 장동직 이장은 "마을의 특징과 특성을 잘 살리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상세히 모아 사업을 추진했다"며 "이제는 다른 마을에서도 선진 사례로 견학을 올 정도가 됐고, 모두가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은 결과"라고 뿌듯해했다.

◇생활인프라 확충하고 주거환경 개선…주민 만족도 높여 지방 소멸 대응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은 2015년부터 추진 중이다. 오지마을 등 취약지역 주민의 기본 생활 수준 보장을 위해 안전·위생 등 생활인프라를 확충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사업으로 새롭게 복원한 수리실마을의 우물. (영동=이해곤 기자)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신청지를 선정하면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가 사업을 추진한다. 지방시대위원회는 지자체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역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농어촌 마을 1곳당 4년간 약 15억 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개인 주택 등 정비인 만큼 10%의 자부담도 필요하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529개 마을이 선정됐고, 442개 마을에서 준공을 마쳤다. 이 마을들에서 재래식 화장실과 빈집이 각각 4000곳이 철거됐다. 슬레이트 지붕 정비가 이뤄진 곳은 9000곳, 노후 불량 주택을 새롭게 고친 곳도 6000곳에 이른다.

사업을 통해 변화가 체감되면서 주민의 만족도도 높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83점 정도였던 주민 만족도 조사 결과는 지난해 90점을 넘어섰다.

위원회 관계자는 "위생과 안전 개선 등 주민 체감형 정책으로 주민의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마을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주민들 간 공동체도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는 한편 지방 소멸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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