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이후 혼인 건수, 다음 해 출생아 수로 직결
지난해 1~11월 누계 혼인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혼인 건수가 전년 동월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면 올해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5000~7000명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24일 발표한 ‘2023년 11월 인구동향’에서 지난해 1~11월 누계 혼인 건수가 17만6091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4401건(2.5%) 증가한 수치다. 혼인 건수는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연기·취소됐던 혼인이 재개된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부턴 기저효과로 월별 혼인 건수가 감소를 거듭하고 있으나, 1~11월 누계 기준으로는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12월 혼인 건수가 1만6000건 아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연간 혼인 건수는 전년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현실적으론 전년 동월보다 소폭 감소한 1만9000명 내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연간 혼인 건수는 19만5000명대 중반으로 전년보다 4000여 건 늘게 된다.
혼인 건수 증감은 다음 해 출생 건수 증감으로 직결된다. 2010년 전에는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결혼적령기에 진입한 1980~1990년대에는 혼인 건수가 매년 40만 건 내외를 기록했으나, 출생아 수는 매년 감소했다. 2000년대에도 혼인 건수는 연간 30만 명대 초반을 기록했는데, 출생아 감소세는 이어졌다. 혼인 건수와 무관하게 매년 출생아가 주니 상관관계에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2010~2021년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수 간 피어슨 상관계수는 0.967이다. 피어슨 상관계수는 –1~0, 0~1 사이의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반비례 관계가 강하고, 1에 가까울수록 정비례 관계가 강함을 의미한다. 2010년 이후 혼인 건수와 다음 해 출생아 간 상관관계는 완벽한 정비례에 가깝다.
이는 청약·대출 등 불이익을 우려해 임신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관행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혼인 건수는 혼인신고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결국, 이미 임신한 상태에서 혼인신고하는 신혼부부가 늘다 보니, 혼인 건수가 늘면 거기에 비례해 출생아가 증가하는 것이다.
산술적으로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가 전년보다 4000여 건 늘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6000~7000명 증가한 23만 명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