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충남 천안중앙시장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이 발을 동동거렸다. 자신을 ‘위드후니’(한동훈지지 모임)라고 밝힌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시장 방문 소식을 듣고 장미 한 송이를 샀다고 설명했다. 몰려드는 인파에 전달이 어려워지자 그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전국 순회 첫 행선지로 충남 천안시를 방문했다. 1월 예산군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 방문 이후 다시 찾은 충남은 여전히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 열기로 가득했다.
시장 정문 쪽 도로가 인파로 가득 차자, 60명가량의 시민은 야트막한 야산 초입으로 향하는 돌계단 위로 자리를 옮겨 한 위원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약 40분 동안 시장을 돌아보며 호떡과 인삼, 순대 등을 시식하고, 땅콩 등을 직접 구매했다. 그는 한 입 베어 문 호떡을 위로 들어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 호응했다. 중간에 장미꽃 선물을 받자 그것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의 동선에 맞춰 “한동훈 아산시갑 총선 승리” “위드후니 ○○○” 등 지지자들의 팻말도 함께 움직였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한 위원장의 공약을 딴 문구도 눈에 띄었다.
충남 천안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권에서 여당이 특히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지역구 3곳 모두 민주당이 현역으로 있는 만큼 험지로 분류된다. 천안을의 경우 21대 총선 때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이정만 미래통합당 후보를 약 24%포인트(p) 격차로 이긴 바 있다.
그럼에도 이날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 열기는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PK(부산·울산·경남), TK(대구·경북)에 대적할 만큼 뜨거웠다. 이에 부응하듯 한 위원장은 “충청에서, 충청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선거를 시작하는 마음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따로 상인들과 간담회 자리를 갖고 “(충남은) 잘할 때는 잘한다, 못할 때는 가차 없이 외면해 주시는 민심의 바로미터”라며 “충남의 마음을 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제가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전통시장은 꼭 가는데, 지역의 삶이 녹아있고 지역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저희를 뽑아달라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기든 지든 해야 할 문제를 발굴해서 실천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험지 순회를 이어간다. 5일 충북 청주에 이어 경기 수원(7일), 경기 성남(8일), 경기 용인(8일)을 방문해 격전지 표심 잡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