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관련 치료받은 적 없다”
바이든 “후보사퇴, 트럼프에 유리”
대선 약 120일 앞두고 결집 호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파킨슨병 의혹과 관련해 백악관이 관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결집을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 기록을 인용해 월터 리드 군 의료센터 신경과 전문의가 최근 8차례 백악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을 둘러싼 고령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파킨슨병 전문의가 잇따라 백악관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됐다.
NYT는 “월터 리드에 소속된 신경과 전문의인 케빈 캐너드가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백악관을 방문했다”며 “그는 20년 동안 해당 의료센터에서 근무해온 파킨슨병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인지 능력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이런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은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파킨슨병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다양한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일하는 수천 명의 군인을 진료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파킨슨병으로 치료받은 적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세 차례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때마다 신경과 전문의를 만났다”라며 “대통령이 신경과 전문의와 만난 것은 세 차례뿐이다”고 강조했다.
해당 의료진의 백악관 방문 목적이 대통령 진료가 아니었음도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 근무하는 군인들을 위해 피부과 전문의부터 신경과까지 많은 의료진이 백악관을 방문한다”면서 “그들의 사생활을 위해 누구의 이름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거듭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시 한번 “바이든 대통령은 파킨슨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파킨슨 약을 먹고 있지도 않다”고 단언했다.
대통령을 둘러싼 인지력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신경학적 검진을 진행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전문가들이 불필요하다는 견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경직된 태도와 표정, 말 더듬기 등으로 인지력 우려에 휩싸였다.
다수의 현역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안팎에서는 고령인 그의 업무 수행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잇따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짜놓은 각본대로 답변을 읽어나갔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한편 엉뚱한 단어를 사용해 우려를 더 키웠다.
대선 후보 사퇴론이 민주당에서도 불거지자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결집’을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하면서 TV토론 이후 일각에서 불거진 ‘후보직 사퇴 요구’ 논의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발송한 2쪽 분량의 서한을 통해 “후보 교체 논의 자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로울 것”이라며 “(후보 교체 논의는)사실상 해당 행위이자 경선을 무시한 반(反)민주주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42일, 대선까지는 119일이 남았다”며 “결의 약화나 명확성 부족은 오직 트럼프에게만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는 상처를 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힘을 모아 단결된 당으로 전진하고 트럼프를 패배시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AP통신은 “민주당 상ㆍ하원 의원의 회동에 맞춰 바이든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대통령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