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가에 세지는 여풍...‘홍보임원’ 자리 속속 꿰차

입력 2024-10-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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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매일유업ㆍ남양유업, 올해 나란히 여성 홍보리더 선임
오리온 '신세계 출신' 장혜진 상무 발탁…올리브영엔 이상주 상무
이진숙 동아오츠카 전무, 그룹 내 첫 여성 임원 '살아있는 역사'

▲유리천장 깨는 우먼파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식품유통업계에서 여성 홍보 임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과거 식품유통기업 문화가 보수적이라는 인식 속 남성들의 전유물으로 여겨졌으나 성과와 전문성, 소프트 파워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상품과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 등에게 알려야 하는 기업 특성 상 소통과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여성 리더들이 중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이달 초 인사를 내고 신임 홍보본부장으로 김용희 본부장을 선임했다. 김용희 본부장은 1976년생으로 2010년 매일유업에 입사해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담당해왔다. 기존 홍보본부장을 역임했던 고정수 본부장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농심과 함께 국내 스낵시장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리온도 외부 출신 여성 임원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장혜진 오리온 홍보팀 상무는 30년 이상 유통업체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으로, 홍보경력은 10여 년 남짓이다. 1970년생인 장 상무는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1993년 신세계에 입사했고 홍보 담당으로 근무한 것은 2015년부터다. 2020년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상무를 역임했고 올 들어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2년부터 동아오츠카에 몸 담아 온 이진숙 마케팅본부 홍보담당 전무도 식품유통업계에서 살아있는 신화로 꼽힌다. 미스코리아에 하키 국가대표(경희대 체육학과 졸업)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이 전무는 동아오츠카는 물론 동아쏘시오그룹 내에서도 첫 여성 임원이다. 스포츠 마케팅, PPL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은 그녀는 현재 포카리스웨트 등 동아오츠카에서 만드는 브랜드 상품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H&B시장을 독주 중인 올리브영 홍보라인은 이상주 커뮤니케이션 상무가 이끌고 있다. 1976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이 상무는 경향신문 기자 출신으로 사회부와 산업부, 문화부 등을 출입하다 2011년 경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홍보기획을 담당했다. 2020년에는 임원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23년 11월부터는 CJ 계열사인 올리브영에서 근무 중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체제로 돌입한 이후 체질 개선이 한창인 남양유업도 올해 5월 김보람 이사를 홍보실장으로 영입했다. 김 이사 역시 머니투데이, 뉴스1 등에 근무한 기자 출신으로,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라한호텔에서 처음 홍보를 시작했고, 이후 케이카 홍보팀장을 맡아 역량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의 신뢰를 얻고 최근 한앤컴퍼니가 홍원식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해 사들인 남양유업에 합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능력이 있음에도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빈번했던 과거와 달리 경력을 이어가는 여성들이 늘어난 데다 이해관계자들이 많은 업권 특성 상 조율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여성 임원을 등용하려는 흐름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유통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앞으로도 성별을 뛰어넘어 능력 위주의 발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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