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특화된 국내 기업도 수혜 기대
두산ㆍ효성ㆍDL(옛 대림) 주가 상승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운용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직접 조달하고 나섰다.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최적의 대안으로 손꼽히면서 아마존과 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속속 관련 기업과 협약을 맺고 있다. 두산과 DL(구 대림)ㆍ효성 등 국내 원전 관련 기업까지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 에너지 기업 도미니언과 SMR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번 계약을 통해 30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미니언은 이미 버지니아에 있는 452개 아마존 데이터센터에 약 3500㎿ 전기를 공급 중이다. 이 정도면 약 25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아마존은 또 다른 SMR 기업 노스웨스트와 X-에너지 등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공공 전력공급 기업 노스웨스트와 계약을 통해 SMR 4개를 건설한다. 여기에서 320㎿의 전력을 뽑아내고 향후 96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노스웨스트가 건설한 원자로에 원활한 연료가 공급될 수 있도록 관련 기업 X-에너지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CNBC는 아마존이 이들 기업과 계약은 물론 추가 전력 확보를 위해 총 5억 달러(약 6850억 원)를 투자한다고 전했다.
빅테크의 전력 확보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구글은 이번 주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와 계약을 맺고 이들이 가동하는 SMR에서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6∼7개 원자로에서 총 500㎿의 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미국 원자력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원전 에너지 확보에 나섰다. CEO인 샘 올트먼이 이사회 의장으로 이름을 올린 오클로(Oklo) 역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SMR 개발을 시작했다.
이처럼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방대한 빅데이터 관리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쉼 없이 가동한다. 이를 위한 막대한 전력을 SMR을 통해서 뽑아 쓰는 셈이다.
SMR을 겨냥한 글로벌 빅테크의 행보가 국내 기업 수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와 DL이앤씨 등이 X-에너지에 지분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과 SMR 연료공급 계약을 맺은 곳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SMR 건설 전문기업으로 작년 1월 X-에너지와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와 관련해 “아마존의 대규모 투자로 X-에너지 기자재 공급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등 사업 기회 확대가 기대된다”라며 “곧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SMR 제작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전망 중”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2030년 미국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23년보다 3배 늘어난다. 빅테크가 하나둘 자체 전력 확보에 나선 것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웹서비스 매트 가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빠른 방법의 하나는 탄소가 없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앞으로 수십 년간 에너지를 생산할 새로운 원전 기술의 건설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