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를 보고 있으면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증시가 우하향한다는 신념이 있으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에 투자하면 된다”라는 발언이 다시 떠오른다.
당시 금투세 도입이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으나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이 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중이다. 우리 증시가 주요국 중 사실상 꼴찌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술주 중심의 랠리를 연일 펼치고 있고, 우리와 함께 바닥을 같이 기던 중국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증시를 달구면서 한국 증시의 소외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오죽하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저 발언이 나왔을 때 곱버스(2배 인버스)를 샀어야 한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올 지경이다.
코스닥 시장은 사실상 ‘동학개미의 무덤’이 되고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약 8조 원 가까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닥의 연초대비 지수 하락률은 15%에 달한다. 우리 뒤엔 우크라이나와 장기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RTSI지수(-19.98%) 뿐이다.
코스피 지수도 같은 기간 1%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25년간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라있는 삼성전자 위기론이 연일 부각되며 국내 주식시장 자체의 위기감으로 번지는 중이다. 글로벌 주요 지수인 대만 가권(30.21%), 미국 S&P500(21.77%), 홍콩 항셍(20.60%), 닛케이 225(15.34%), 상해종합(11.23%) 등에 비하면 사실상 침몰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 침몰의 이유를 금투세 시행 여부에서만 찾고 있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을 걷어내는 것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못 내며 우리 증시를 좀먹는 좀비기업들의 빠른 퇴출이 필요하며, 경기·환율 민감도가 높은 반도체·자동차에 편중된 자본 집약적 산업 구조도 하루속히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