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주담대 금리, 연말까지 고공행진

입력 2024-10-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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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당국 압박에 가산금리 올려
은행채 5년물 코픽스도 상승세
2금융권도 잇단 대출 조이기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의 한숨은 꺼지질 않고 있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에 더해 하락세였던 신규취급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마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한동안 금리 인하 기조는 체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는 연 4.745~6.67%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1일(4.59~6.69%)보다 하단이 0.155%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연 3.72~6.12%로 11일(3.71~6.11%)보다 상하단이 0.01%p 상승했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맞춰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있는 가운데 시장금리마저 뛰고 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전날 기준 3.31%로 지난달 13일(3.14%)보다 0.17% 올랐다.

변동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코픽스도 지난달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전월(3.36%)보다 0.04%p 상향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도 대출금리의 변수다. 은행권은 당국의 압박에 지난 7월부터 대출금리를 줄인상했다. 5대 은행이 지난 7~8월 사이에 금리를 올린 횟수만 22차례에 달한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 7월 1일 연 2.87~5.70%에서 지난 8월 30일 연 3.66~6.06%로 치솟았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다시 증가속도가 가팔라지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5조859억 원으로 지난달 말(574조5764억 원)보다 5095억 원 증가했다. 주담대는 4월부터 급증세를 이어가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8월에는 8조9115억 원 늘면서 월간 최대치를 찍었고 9월에도 5조9148억 원 순증했다.

대출 문턱은 연말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 12로 내다봤다.

가계대출 ‘풍선효과’ 우려로 2금융권도 대출을 조이는 방안을 속속 내놨다. 농협중앙회는 다음 달 5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실행 시 거치기간을 두지 않기로 했다. 중도금대출의 취급 기준을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지난 24일 다주택자 주담대 제한 조치 등을 사전 예고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 대출을 관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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