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케이스퀘어 마곡’(CP3-2)을 준공했다. 연면적 15만9287㎡ 규모로 공사비는 2422억 원이다. 2021년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를 통해 선매입한 건물로 임대 가능 면적의 30%가 선임대됐다.
8월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형 업무·상업 복합단지 ‘원그로브’(CP4)도 공사를 마쳤다. 연면적 46만3098㎡ 규모로 축구장 3개를 합친 크기다. 오피스 규모만 28만869㎡에 달한다. 2021년 국민연금은 준공을 조건으로 해당 건물을 2조3000억 원에 선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 초 태영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기며 공정률 80% 단계에서 공사 중지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대주단과의 합의 끝에 추가 공사비를 투입, 나머지 공사를 마쳤다. 현재 소유권 이전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 등 10여개 회사가 임차 의향을 밝힌 상태다.
하반기 롯데건설이 짓는 ‘르웨스트 시티타워’(CP1)도 공급 예정이다. 전체 연면적 32만6072㎡ 가운데 오피스 연면적은 9만8817㎡로 원그로브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하철역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준공을 앞두고 임대관리 업체 2곳을 통해 임차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곡도시개발구역 개발사업은 마곡동 일대 8만2721㎡ 부지에 연면적 82만7000㎡ 규모의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로, 사업비는 4조2000억 원 규모다. 세 건물을 합한 오피스 물량만 약 99만㎡다. 서울 3대 권역(강남, 여의도, 종로)에 몰린 오피스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사 ‘컬리어스(Colliers) 코리아’ 조사 결과 3분기 강남, 여의도, 종로 권역의 A등급 오피스 기준 평균 공실률은 2.8%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p) 증가했다. 장현주 컬리어스코리아 리서치팀장은 “마곡의 대규모 오피스 공급으로 견고했던 임대인 위주의 서울 오피스 시장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업무지구의 임대료가 오르며 상대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한 마곡으로의 사무실 이전을 고려하는 회사도 늘었다. DL이앤씨, DL케미칼 등이 속한 DL그룹은 내년 말로 예정된 중구 ‘디타워 돈의문’과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이 새로운 거처로 검토하고 있는 곳은 마곡지구 내 신축 오피스빌딩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컨설팅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월평균 실질임대료(명목 임대료에 무상임대 기간을 적용한 금액)는 3.3㎡당 14만4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했다. 세 권역 중 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으로 3.3㎡당 15만3900원 수준이다. 심혜원 JLL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일부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마곡지구의 영향력이 오랜 기간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해 온 3대 권역 공실률을 높일 만큼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입지 자체가 워낙 서쪽에 치우친 데다 공급물량이 많은 탓에 가격 외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면 임차사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큰 공급량을 소화해야 하는 탓에 임차 안정화까지도 장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 팀장은 “마곡이 흡수하는 임차인은 지리적 특수성에 따라 대부분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R&D) 시설 등”이라며 “인근 영등포 권역의 임차인이나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했던 임차인들이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를 고려해 마곡 오피스로 이전하는 현상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