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LF쏘나타는 출시 이전부터 AWD 버전 소식이 전해졌고,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AWD 개발을 위해 일찌감치 뒤 서스펜션을 손봤고 관련부품의 내구 테스트도 마친 상황이었지요. 구체적인 출시시점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저 라이프사이클의 중간 기점, 즉 2016년 하반기 페이스리프트에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요.
혹자는 현대차 그것도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인 쏘나타가 구태여 AWD 추구해야할 이유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입니다. 가장 먼저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에 AWD 시스템을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현대차는 단순하게 미국에서 일본 메이커와 경쟁한다는 굴레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애당초 제품계획은 독일 폭스바겐 그룹을 추종하고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되면 유럽은 물론 독일 메이커가 주름잡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덤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에게 가장 큰 시장은 이제 미국이 아니라 중국입니다.
◇싼타페 드라이브 트레인 위에 얹어진 LF쏘나타
앞서 LF쏘나타의 후륜 서스펜션 변화(듀얼 로어암)가 곧 등장할 LF쏘나타 AWD의 전초戰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렸지요.
오늘은 보다 구체적인 변화 그리고 현대차의 처연한 노력을 알아보실까요.
자동차 개발에 있어 휠베이스는 꽤 중요합니다. 전체적인 주행성능과 실내공간, 파워트레인의 변화를 불러오는 요건이기도 합니다.
LF쏘나타는 현재 싼타페DM, 엄밀히 따져 맥스크루즈의 AWD 시스템을 이용해 신차를 개발 중입니다.
자동차 하체를 살펴보면 중앙에 동그란 터널이 가로지릅니다. 후륜구동 또는 AWD 모델은 이 곳을 통해 엔진에서 뽑아져 나온 배기와 철봉처럼 생긴 드라이브 샤프트가 지나갑니다. 전륜구동의 경우 뒤쪽에 회전력을 전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때문에 이 공간을 배기 파이프가 차지하고는 합니다.
이 터널이 클수록 실내 바닥에 솟아오른 이른바 센터터널이 높습니다. 그만큼 뒷자리는 다리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셈이지요.
아우디의 경우 사륜구동 콰트로나 전륜구동 방식의 FF 모두 뒷자리 중앙에 센터터널이 크게 존재합니다. FF모델의 경우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륜구동 콰트로가 아님에도 다리 공간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이지요.
사륜구동과 전륜구동의 바닥 패널을 따로따로 만들어줬다면 참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전세계 어떤 메이커도 그런 배려를 갖추지는 않습니다. 자기들 ‘돈 벌기’ 바쁘기 때문이지요.
후륜구동 또는 AWD의 경우 이 센터 터널을 드라이브 샤프트가 차지합니다. 결국 뒤쪽으로 이어진 배기파이프는 갈 곳이 없어집니다. 결국 조수석 또는 운전석 바닥으로 배기 파이프를 연결해야 합니다.
현대차 신형 싼타페가 조수석 쪽으로 배기관이 이어집니다. AWD 모델의 경우 차체 중앙에는 이 드라이브 샤프트가 연결되는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전륜구동 모델은 이런 드라이브 샤프트가 없지만 배기파이프는 조수석 아랫부분을 가로질러 갑니다. 중앙의 센터터널은 고스란히 비워둡니다.
LF쏘나타는 현재 이러한 싼타페의 드라이브 트레인을 이용, AWD를 개발 중입니다. 엔진 구성과 AWD시스템 등은 기존 싼타페 AWD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배기시스템은 전혀 다른 궤를 지니는데요. 이는 SUV와 승용차의 차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자동차의 배기 시스템은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 먼저 매니폴드(정식 명칭은 ‘매니폴드’가 맞습니다)를 거치고 이어 소음기(2번), 엔드 머플러(3번) 등을 거쳐 빠져나옵니다.
신형 싼타페(맥스크루즈)의 경우 차체 바닥이 높은 SUV입니다. 소음기를 2번 즉 차체 중앙에 배치한다고 해서 아무런 공간제약이 없습니다. 그러나 승용차인 LF쏘나타는 소음기를 2번에 배치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라운드 클리어런스, 즉 최저지상고가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웬만한 과속방지턱은 다 긁고 다니게 되지요.
결국 승용차인 LF쏘나타는 소음기가 존재해야할 2번을 그냥 직관형태의 ‘스트레이트 파이프’로 연결합니다. 그렇다면 배기음을 걸러내는 소음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네 맞습니다. 3번 엔드 머플러에 맞물려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폭스바겐의 4모션 시스템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테스트 중인 쏘나타 AWD는 휠베이스가 늘어났습니다. 완성차 메이커의 테스트카는 일반적으로 P1과 P2 단계를 거쳐 PP(프리 프로덕트) 단계에 이릅니다. LF쏘나타 AWD는 현재 맥스크루즈 디젤의 드라이브 트레인을 이용, 테스트 중인데요. 이를 위해서 차체 길이도 소폭 늘려서 테스트 중입니다.
일각에서는 쏘나타 롱보디가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롱보디가 등장할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길이를 연장해 테스트 중인 LF쏘나타는 단순하게 싼타페, 정확하게는 맥스크루즈의 드라이브 트레인을 이용해 자체적인 AWD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테스트 배드로 관측됩니다.
싼타페의 휠베이스는 2700mm입니다. LF쏘나타의 휠베이스는 이보다 100mm나 긴 2805mm입니다. 맥스크루즈의 휠베이스는 여기에 잘 들어맞는 2800mm입니다.
LF쏘나타 AWD 테스트카는 알루미늄 휠도 싼타페DM의 18인치 휠을 고스란히 이용하고 있습니다. 싼타페와 쏘나타는 PCD가 고스란히 맞아떨어지니 휠을 호환해도 될텐데, 싼타페 휠을 이용하는 것도 모두 이유가 있는 셈이지요.
다만 싼타페(맥스크루즈) 드라이브 트레인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기 위해 LF쏘나타는 공간적 제약이 큽니다. 그 탓에 어쩔 수 없이 테스트 모델은 C필러를 잘라내 차체 길이를 연장했습니다. 엔진을 얹기 위해 앞쪽 펜더도 잘라서 연장했습니다. 연구개발팀의 처연한 노력이 스며든 부분이지요.
◇라이프사이클 중간 기점에 등장할 또 하나의 LF
앞서 언급했듯 LF쏘나타 AWD의 등장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라이프사이클 즉 제품 개발주기의 정중앙에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이때 현행 누 엔진의 스펙도 조절이 됩니다. 이를 전후해 다운사이징 모델인 1.6 터보 또는 2.0 R엔진을 얹은 디젤도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요.
새 모델을 내놓을 때 굳이 엔진을 바꾸지 않는 이유도 많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풀모델 체인지를 내놓으며 엔진까지 완벽하게 새 엔진으로 교체하는 메이저 자동차 회사는 21세기 현재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왜 신차를 내놓으면서 엔진은 옛날 것을 쓰나요?”라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이제 넌센스가 됐지요.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겉모습과 서스펜션을 화끈하게 바꾼 풀모델 체인지를 내놓아도 엔진을 고스란히 유지합니다. 이후 라이프사이클의 중간기점, 즉 7년의 개발주기의 중앙인 3.5년에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내놓습니다. 이른바 ‘뉴 제너레이션’ 모델이지요. 그리고 그때 엔진을 바꾸고 겉모습은 소폭 변화를 줍니다.
BMW 역시 마찬가집니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E60을 예로 들어볼까요? 2003년 처음 E60이 등장했을 때 엔진은 고스란히 전작(E39)의 것을 고스란히 가져왔습니다. 그러던 중 라이프 사이클 중간에 와서 엔진을 업그레이드 합니다.
2500cc 가솔린 엔진의 출력을 올려 525i가 됐고, 같은 배기량이지만 출력이 낮은 기존 모델은 523i가 됐습니다.
현대차 YF쏘나타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2009년 처음 등장할 당시 겉모습과 차 안팎은 화끈하게 바뀌었지만 엔진은 기존 NF쏘나타의 세타2를 이용했습니다. 이후 2.5년여가 지나 부분변경 모델인 YF쏘나타 브릴리언트가 등장하며 CVVL 방식의 누 엔진이 새롭게 등장했지요.
누 엔진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YF쏘나타는 역시 2년여가 지나 새 모델 LF쏘나타로 변경됩니다. 엔진은 기존 누 엔진을 이용하되 2년여가 지난 페이스리프트 시점에 엔진은 업그레이드되는 공식을 따르게 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모두 7년의 제품개발 주기를 지닙니다. 일본 토요타와 혼다 역시 마찬가지이지요. 현대차는 이런 7년 주기를 과감하게 깨트렸습니다. 그만큼 변화의 폭을 줄이면서 후속모델을 개발했다는 것인데요. 그만큼 보고 따라할 수 있는 벤치마킹 대상이 많았기 때문에 발빠르게 제품 개발 주기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LF쏘나타는 자연스럽게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현대차가 ‘단기간에 몇 대를 계약했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언론에서도 ‘폭발적인 초반 인기’라며 그들의 <보도자료>를 고스란히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따져보면 LF쏘나타의 초기 계약 대수는 전작인 YF쏘나타보다 저조합니다. YF쏘나타 출시 당시에는 K5라는 걸출한 경쟁상대가 없었고, 옵션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폭스바겐 등 수입차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자동차는 멈추면 그 길로 주저앉게 됩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메이커가 살아남고, 한 단계 진보한 기술력이 지속성장의 동력이 됩니다. 현대차 연구원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현대차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사고 때 에어백이 안터지는 말도 안되는 현대차에게 우리는 더욱 관심을 둬야 합니다. 더 관심을 갖고 질타하며 비판과 쓴소리를 내놓아야 합니다. 그나마 우리의 그런 쓴소리조차도 없다면, 그래서 자만심으로 차를 만들기 시작한다면, 현대차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자동차 회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