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서 환적해 중국으로 출발하려던 컨테이너에서 1900억 원 상당의 코카인이 적발됐다. 이는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규모의 코카인이다.
영화 '마약왕' 개봉을 앞두고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사건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부산 북항에서 하역해 부산신항으로 이동하려던 컨테이너에서 코카인 63.88kg이 든 검은 가방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코카인은 검은 가방 안에 동(銅)으로 된 스크랩 속에 숨겨져 있었다.
세관은 멕시코 세관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멕시코에서 선박이 출발할 때부터 20일 넘게 추적했다. 코카인이 숨겨져 있던 컨테이너는 세관 적발 전날인 지난달 14일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세관 측은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은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며 부산항 개항 이래 환적화물에서 적발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1900억 원 상당의 코카인 적발 사건 소식에 19일 개봉되는 영화 '마약왕'도 주목받고 있다. '마약왕'은 1980년 부산에서 검거된 우리나라 최대 마약업자인 이황순을 모티브로 그린 영화다. 당시 이황순은 부산 수영강 일대에 대저택을 매입해 비밀 마약 제조공장을 만들어 유통하며, 인근 주민들과 경찰들의 눈을 피했지만 제보자의 제보로 경찰에 체포됐다.
국내 최대 히로뽕 밀조단 두목이자 '마약왕'으로 이름을 드높인 이황순은 체포 당시 자신을 검거하기 위해 온 경찰과 군인에게 실탄이 든 총기를 난사해 충격을 안겼다. 이황순은 마약 밀수로 국내 유통 및 일본 등에 수출해 돈을 벌었으며, 검거 당시 돈으로 300억 원 가량의 마약이 발견됐다.
이번에 부산세관에 의해 적발된 것이 단순히 코카인일 뿐, 마약의 주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발된 코카인이 1900억 원 상당으로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는 점에서 '마약왕'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셈이다.
한편, 부산세관은 경찰 및 국정원과 공조해 코카인 이동 경로와 관계자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