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中판매 전년비 15.1%↓…인도는 18년래 감소폭 최대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
올들어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5월부터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급감현상이 나타났다.
그동안 중국에서 판매호조를 보이던 전기차조차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차 시장이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4월 이후 신흥시장 자동차 수요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전년대비 15.1%나 줄었다.
그나마 판매가 증가한 전기차를 제외하면 감소폭은 17.2%로 더 늘어난다.
1분기 116.4%에 달했던 전기차 증가세는 4월 28.3%에서 5월 7.3%로 둔화했다. 3월 이후 전기차 보조금이 반토막 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판매부진에 시달려온 기아차는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중국 1호 공장’을 이달 말 폐쇄하기로 했다. 현대차도 앞서 중국 베이징 1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중국에 이어 신시장으로 꼽히는 인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도는 현대·기아차가 포스트 차이나로 삼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지난 4월과 5월 판매가 각각 전년대비 17.1%와 20.5% 하락하며 감소폭을 키웠다.
4월부터 무려 6주 동안 실시된 현지 지방선거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지방선거를 감안해도 판매 감소폭은 18년 만에 가장 큰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인도를 일반특혜 관세제도(GSP)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도 경기의 추가 둔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는 최근 최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베뉴(VENUE)를 글로벌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에서 출시한 바 있다.
엔트리 모델인 베뉴는 현대차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 차종으로 현지 판매 가격 역시 경쟁 제품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베뉴는 현대차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차급으로 소형차의 선호가 강한 인도 시장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차 역시 현재 인도 아난타푸르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차 수요 감소를 이겨내기는 역부족이었다. 1~5월 기준 현대차의 인도권역 판매는 지난해보다 5.2% 감소한 21만7770대에 머물렀다.
이외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권역 판매도 전년 대비 4.6% 감소한 33만8840대, 브라질이 포함된 중남미권역 역시 전년대비 4.9% 줄어든 11만6082대에 그쳤다.
신흥국 판매는 대부분 현지 전략형 소형차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쏘나타를 포함, 최근 톡톡히 마진을 챙겨주는 대형SUV 팰리세이드 등을 투입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가 잇따라 주력 모델을 선보이며 신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신모델 대부분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탓에 신흥국 회복세를 주도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IBK투자증권 이상현 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우 선거와 환율 등 지정학적 변수에 노출되어 있어 변동성 높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