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시아 석유 가격상한제 앞두고 초긴장...정부·기업, 비상조치 준비

입력 2022-09-04 14:49수정 2022-09-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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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가격상한제 12월부터 적용 합의
러시아, 유럽 가스 공급 중단 지속 결정
이탈리아 올해 에너지 순수입 비용 약 135조 원 전망, 전년 두 배
에너지 기업에 유동성 지원·생산 축소 등 비상조치 돌입

▲3월 8일 독일 루브민의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시설이 보이고 있다. 루브민/로이터연합뉴스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 석유 가격상한제를 12월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미 에너지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각국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비상조치 준비에 나서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니엘레 프랑코 이탈리아 경제금융장관은 올해 에너지 순수입 비용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1000억 유로(약 1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전력 소비 4분의 3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위기에 더욱 취약하다.

독일도 문제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G7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결정한 이날,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송유관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계속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는 당초 3일간의 기술적 조치를 마친 뒤 이날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가격상한제 결정 후 입장을 바꿨다. 가격상한제 도입이 현실화되자 러시아가 본격적인 에너지 무기화를 통해 유럽의 전력 불안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중국과 인도에도 손을 내밀었다. 러시아산 원유의 핵심 소비국인 이들에도 가격상한제 지지를 촉구한 것이다. 미국도 지난주 인도와 가격상한제를 두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가 계속해서 원유 수출로 자금 확보를 할 수 있게 돕는 건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EU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 비상조치에도 나섰다. 각국 정부는 에너지 기업들에 긴급 유동성 공급 지원을 약속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이후 손실이 커진 독일 최대 에너지 수입기업 유니퍼에 대한 재정 지원을 결정했다.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도 북유럽 전력시장 참여 주체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전력의 70%를 공급하며 현재 재정적으로 어려운 프랑스전력공사(EDF)를 대상으로 국유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계에선 생산 활동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비료와 철강업체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노르웨이 노르스크하이드로ASA는 전기 비용이 치솟자 슬로바키아 제련소의 알루미늄 1차 생산 중단 계획을 밝혔다.

이밖에도 전기요금 가격 상한제나 전력시장 구조조정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천연가스 가격과 전력 가격을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완전한 디커플링’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대체 에너지원 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9일 EU 에너지 장관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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