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는 지금 ‘여풍당당’

입력 2024-10-31 05:10수정 2024-10-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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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안정적 성장 이끈 이부진
5년 만에 복귀한 '삼성물산' 이서현
K-라면 돌풍 주역 '삼양식품' 김정수
그룹 첫 여성 CEO 'LG생건' 이정애

▲사진 윗줄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진제공=각사)

정유경 신세계 신임 회장을 필두로 유통가에 여풍이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삼성물산에 5년 만에 복귀한 이서현 사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글로벌 K콘텐츠 붐의 산파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전세계에 K-라면 열풍을 몰고 온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등이 재벌가에서 대표적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다. 여기에 CJ그룹 내 최연소 CEO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안정은 11번가 대표도 자신만의 영역에서 단단히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30일 재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가 삼남매 중 막내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에서 물러난 지 5년여 만인 올해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를 통해 이 사장은 기존에 담당해 온 패션부문 뿐 아니라 건설, 상사, 리조트 등 삼성물산 전 부문을 관할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가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2011년부터 줄곧 대표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는 국내 대표 여성 기업인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호텔 위탁 운영과 브랜드 활용 사업, 면세점 등에 이르기까지 호텔신라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 참석해 "‘The Shilla(더 신라)’ 브랜드의 확장을 추진하고 시장 내 지배적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며 브랜드 가치와 사업성 강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한류 대모'로 불리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녀로 삼남매(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중 첫째다. 그룹 내에서도 CJ ENM을 이끌어 온 이미경 부회장은 K콘텐츠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일등공신으로 해외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여성 기업인 최초로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협의회(Atlantic Council)가 선정하는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불닭 어머니'로 불리는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의 아내인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 개발을 주도하며 자신의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해 보였다. 이를 발판으로 삼양식품은 시가총액(3조8500억 원)기준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을 약 30년 만에 넘어섰다.

여성 전문경영인도 활약하고 있다. CJ그룹 내 최연소대표이사이자 CJ올리브영 최초 여성 대표인 이선정 대표이사는 MD 출신이다. 이 대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00개 중소 브랜드를 발굴한 결과 인디브랜드와 K 뷰티 부흥기를 이뤄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도 LG그룹 내 첫 여성 CEO로 역성장 고리를 끊기 위한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여성 대표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 안정은 11번가 대표는 작년 4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된 후 8개월 만에 신임대표로 초고속 승진했다. 식품에 이어 뷰티 등으로 확장 중인 컬리는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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