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서 ‘캐스팅보터’ 될 수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유력 신문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하던 중 이같은 선언이 나오면서, 선거 막판 푸에르토리코계의 표심이 중대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현지시간)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유력 매체인 ‘엘 누에보 디아’가 이날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엘누에보 디아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2020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후 두 번째다.
마리아 루이사 페레 랑겔 편집장은 “이 아름다운 미국 정원을 사랑하는 푸에르토리코인과 전 세계가 분노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고귀하고 평화로운 사람들이며, 그들의 섬을 사랑한다”며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으로, 인구 32만 명의 미국 자치령이다. 주민 모두 미국 시민이지만 대선 투표권은 없다.
그러나 퓨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0만 명에 이르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민이 경합주에 거주하고 있어, 이같은 흐름이 막판 표심을 흔들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7개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곳에 거주하는 푸에르토리코계 인구는 약 50만 명에 달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p) 안팎의 차이로 격전을 벌이고 있어, 이들 표심이 경합주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유세 현장에서 유명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푸에르토리코를 “뜨거운 쓰레기 섬”이라고 지칭하는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놨고, 논란에 휩싸였다. 랑겔 편집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푸에르토리코인들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냐”며 “정치는 농담이 아니다. 농담 뒤에 숨어있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발언과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성명을 통해 “후보나 캠프의 견해를 반영한 발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앨런타운 유세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돌리기 위해 “나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면서 논란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앨런타운 시장 매트 투에르크는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분노를 투표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